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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설화(13)-김득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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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3-01-19 07:34 조회1,5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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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문장 김득신의 후회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과 호곡(壺谷) 남용익(南龍翼)이 한 곳에서 만났다. 피차에 시를 잘 짓는다는 이름을 일찍부터 듣고 있었으므로 서로 시부(時賦)로 우열을 결정하기로 하고 김득신이 먼저 운(韻)을 부르니 남용익이 읊기를



나그네가 청주의 비를 흩어버리니

구름이 상당성(上堂城)에 모이네

저녁 바람이 불어 나뭇잎을 떨구니

돌아가는 말이 가을 소리를 밟누나



라 하니 김득신이 일어나 절하고 말하기를

"괴산(槐山)의 문장가 김득신이 한양(漢陽)의 재주꾼 남용익에게 항복합니다."

하였다. 김득신이 일찍이 친구 집 화첩(畵帖) 머리에 쓴 시에



늙은 나무 연기 속에 서있고

가을산에 가랑비가 내리는데

저녁 강바람에 물결 높아지니

고기잡던 이 뱃머리를 돌리네



이라 썼는데 동명(東溟) 김익겸(金益謙)이 이를 보고 매우 좋은 글이라고 칭찬하였다. 김득신이 그를 우연히 물가에서 만났는데 김익겸이 먼저 읊기를



서리 나린 정자에 낙엽만 뒹굴어도

물이 빛나고 산이 물드는 석양에

술잔을 권하며 단풍 속에 앉았으니

사람 얼굴과 가을이 똑같이 붉었네



하니 김득신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기를

"내가 조선의 문장으로 다른 사람에게 지고 있는 것은 바로 초백(楚伯)과 왕천(王天)이 나를 망친 것이다."

라 하였다. <해동기화(海東琪花)>









▣ 김윤식 - !!! 감사합니다.

▣ 김은회 - 감사합니다.

▣ 김태서 - 감사합니다.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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