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황파를 넘어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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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4-05 19:18 조회1,573회 댓글0건본문
○ 6월 10일 맑음 (니우에 섬의 동쪽을 통과 남반구 하늘을 보며 회상에 잠기다)
밤사이 갑판에 뛰어오른 날치들을 주워 맛있는 아침 반찬이 마련되었다. 갑판 위에 뛰어올라 있는 고기들을 이른 아침에 줍노라니 어린 시절 새벽같이 쫓아가 알밤을 줍던 생각이 문득 나고 마음은 고향으로 달음질쳤다.
배는 8.5노트의 속력으로 계속 남으로 달려 오후 6시 10분의 천측(天測) 위치는 남위 18도 30분, 서경 169도 48분이었다. 오늘 저녁 니우에(NIUE) 섬의 동쪽을 통과한다. 이 섬을 지나면 어장에까지 섬 하나 없는 어장에서 가까운 육지래야 서남쪽으로 천여 마일을 떨어져서 뉴질랜드가 있을 뿐이다. 태양과 점점 멀어짐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온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오늘도 선원들은 아침부터 주낙을 손질하며 이번 항해의 어획고를 제멋대로들 점치기에 한창이었다. 더도 말고 알바코(이곳에서 가장 값비싼 고기임) 70톤만 잡혀라 하는 것은 배 안에서 호걸로 알려진 L씨의 이야기다. 그랬으면 오죽 좋으랴!
밤하늘엔 은모래를 뿌린 듯 무수한 별들이 빛나고 선수 쪽으론 찬란한 남십자성이 그 영자(影姿)를 드러내고 있다. 남반구의 하늘엔 더욱 별들의 수가 많아 보인다..... 물결 잔잔한 밤의 항해는 사람의 마음을 자꾸 어느 먼 곳으로 끌고 가선 회상과 꿈에 잠기게 한다.
서울 본사로부터 지난 항해의 대어를 축하하며 이차항의 성공을 빈다는 전보가 왔다. 대단찮은 전보 한 장이나마 인정과 떨어진 생활들이기에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안하고 격려해 준다.
▣ 김주회 - 오늘은 식목일!!! 집에서 보내는 3일째입니다. 마음이 아주 평온하고 주위의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직접 꽃과 나무를 심지는 못하지만 잔뜩 물오른 봄꽃과 봄나무를 이뻐해 주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을 찾아 嘗春하다가 上京하여 모레 수요일, 고대 심경호 교수와 예약되어 있는 우암집 국역화 협의자료를 구상하고 만들어댈까 합니다.
▣ 김태서 - 오랜만에 평온한 연휴 입니다.
▣ 김윤식 - 색다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발용 -
▣ 김항용 - 잘 읽었습니다. 생생한 바다 한 가운데의 고독과 일 사이에서, 생과 사의 긴장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나이들의 멋과 상념들을 실감있게 읽고 있습니다. 그 어느 체험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긴박감과 흥미가 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항용 - 11시에 주회대부님과 전화를 마치고 괴산에서 16가지 반찬이 나오는 전주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2시에 출발, 6시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그것도 제 전용 秘路 덕에 빨리 왔습니다.
▣ 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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