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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황파(荒波)를 넘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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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4-23 01:08 조회1,4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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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0일 흐림



새벽 2시에 양승작업이 끝나자 어장을 이동할 작정으로 동남으로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기온은 19도로 내려 제법 쌀쌀하였으므로 겨울 내의들을 꺼내 입었다.



하지를 앞두고 이곳 남반구에서는 일조 시간이 퍽 짧아 해상인데도 11시간이 채 못되었다. 입항해서 받은 신문들을 미처 다 보지 못하고 가지고 나왔으므로 오늘은 차분히 앉아 뒤적거려 보았다.



4, 5월의 신문이니 뉴스라고 하기엔 너무나 오래된 것이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새로우니 뉴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문을 들쳐보고 나니 요지경 속 같은 고국의 실정에 환멸을 느끼고 만다. 환멸 정도가 아니다. 우리 나라는 언제나 이 모양이어야 하나 하고 몹시 슬퍼진다. 이역에 있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뒤이어 내가 그런 걸 생각해 무얼한담 하고 체념해 버리고 만다. 내 일이나 잘 할 일이지, 고기나 많이 잡을 일이지!



밤 11시 야광충이 많고 수온의 변화가 다양하여 근처에 조목(潮目)이 있는 듯하였으므로 남위 29도, 서경 165도 15분에 배를 멈추고 표류시켰다. 선원들은 내일의 잠까지도 미리 자두겠다는 듯 저녁 일찍부터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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