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황파(荒波)를 넘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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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4-27 17:29 조회1,433회 댓글0건본문
○ 6월 30일
아침 갑판엔 여기저기 상어가 늘어져 있다. 어젯밤에 해치운 놈들이다. 요 며칠 전 어장에 걸쳐 흉어가 계속되거니와 남방 어장은 더욱 심하다.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엔 고기를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잡힐 텐데, 웬일인지 금년은 여의치 않다. 근일엔 공연히 남쪽 어장으로 왔구나 하는 생각이 몇 차례고 난다. 북쪽으로 갔더라면 선원들을 이렇게 고생 안 시키고도 이 정도는 잡을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남쪽 어장에 와 있는 일본 배들도 갈팡질팡, 어황 연락 시간에 들으면 모두가 고기가 안 잡힌다고 야단들이다. 엊그제 우리 남쪽으로 갔던 제11 중환(仲丸)은 다시 우리 옆을 지나 다히치 쪽으로 적수해 갔다. 위험을 무릅쓰고까지 남쪽 어장에 올 때엔 대어를 하리라는 기대I가 컸던 만큼 고기가 잘 안 잡히면 실망도 크다. 고기가 안 잡히는 날은 밥맛도 없다. 그러나 대어에 작약(雀躍)하고 흉어에 실망하는 건 수산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선배의 가르침을 되뇌이며 용기를 내야지! 언제인가는 다시 대어할 때가 있겠지 하고 스스로를 달랬다.
▣ 김항용 -
▣ 솔내 -
▣ 김윤식 - 배 앞머리와 측면에, 우리 배는 ~호(~號)라고 적는데, 일본 배는 ~마루(~丸)라고 적더라고요.
▣ 김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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